여름철 강한 햇빛 아래에서도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피부 노화와 피부암 예방을 위해 자외선 차단은 분명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동시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비타민D 합성이 안 되는 것 아닐까?”라는 걱정도 함께 늘었습니다. 자외선 차단과 비타민D 합성,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챙기는 방법은 실제로 존재할까요? 이 글에서 그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비타민D는 햇빛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비타민D는 우리 몸이 스스로 합성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비타민입니다. 피부가 자외선B(UVB) 파장에 노출되면 피부 속 7-디하이드로콜레스테롤이라는 성분이 비타민D3로 전환되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이 과정은 식품으로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경로입니다. 음식으로 얻을 수 있는 비타민D 양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햇빛 노출은 비타민D 수치를 유지하는 데 실질적으로 큰 역할을 합니다.
국내 성인의 비타민D 적정 혈중 농도는 30ng/mL 이상으로 권고되는데,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약 70~80%가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부족 또는 결핍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름이 가장 햇빛이 강한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실내 생활과 자외선 차단 습관 때문에 비타민D 수치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비타민D 합성이 완전히 막힐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실제 일상 생활에서는 자외선 차단제가 비타민D 합성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습니다. 이론적으로 SPF 30 이상의 차단제는 UVB를 97% 이상 차단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권장량(2mg/cm²)만큼 충분히 바르는 사람이 드물고, 땀이나 물에 의해 지워지기도 합니다. 또한 팔, 다리, 얼굴 등 모든 부위에 빠짐없이 바르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다.
2019년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서, 자외선 차단제를 정기적으로 사용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비타민D 수치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자외선 차단제 사용 습관 수준에서는 비타민D 합성이 완전히 억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단, 자외선 차단제를 극도로 꼼꼼히 사용하면서 실외 활동 자체가 적은 경우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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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여름에도 비타민D가 부족한 진짜 이유
여름철 비타민D 부족의 더 큰 원인은 자외선 차단제보다 오히려 생활 방식에 있습니다. 냉방이 잘 된 실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외출 시에는 긴 옷을 입거나 그늘을 찾아다니는 생활 패턴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UVB를 거의 통과시키지 않기 때문에, 창문 옆에 앉아 있어도 비타민D 합성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피부색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멜라닌 색소가 많을수록 UVB를 흡수하는 속도가 느려져 같은 시간을 햇볕 아래 있어도 비타민D 합성량이 더 적을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의 비타민D 합성 능력도 저하됩니다. 70세 이상 고령자는 20대에 비해 피부에서의 합성 능력이 최대 4배까지 낮아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하루에 얼마나 햇빛을 쬐어야 할까요?
비타민D 합성을 위한 최소 햇빛 노출 시간은 개인의 피부 타입, 위도, 계절, 시간대에 따라 다르게 권고됩니다. 한국의 여름 기준으로, 맑은 날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 팔과 다리를 노출한 상태로 15~30분 정도 햇빛을 쬐면 어느 정도의 비타민D 합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단, 이 시간대는 자외선 지수가 가장 높은 시간이기도 하므로 피부 손상 위험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른 아침 산책이 현실적인 타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외선 지수가 비교적 낮은 오전 7~9시에 20~30분 정도 가볍게 걷는 습관은 비타민D 합성에도,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피부 타입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무조건 적용하기보다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타민D 보충제가 필요한 경우
햇빛 노출만으로 비타민D 수치를 충분히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보충제를 통한 섭취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하는 비타민D의 1일 상한 섭취량은 성인 기준 4,000IU이며, 일반적인 보충 목적으로는 하루 1,000~2,000IU 수준이 많이 활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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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는 지용성 비타민이기 때문에 지방이 포함된 식사 후에 복용할 때 흡수율이 더 높습니다. 빈속에 복용하면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아침 또는 점심 식사 후에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비타민D와 함께 마그네슘을 복용하면 비타민D의 활성화 과정을 돕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함께 섭취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분들도 늘고 있습니다.
단, 비타민D는 과잉 섭취 시 고칼슘혈증, 신장 결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비타민입니다. 특히 신장 질환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전문의 상담 후 섭취 여부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혈중 비타민D 수치는 혈액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연 1~2회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입니다.
자외선 차단과 비타민D, 둘 다 챙기는 현실적인 방법
두 가지를 완전히 동시에 최대치로 얻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균형 잡힌 접근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일반적으로 짧은 시간의 비차단 햇빛 노출 후 차단제를 바르거나, 얼굴에는 차단제를 바르고 팔다리는 짧은 시간 동안 노출하는 방식을 현실적인 절충안으로 제시하기도 합니다.
식이 섭취로 비타민D를 일부 보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연어, 고등어, 달걀 노른자, 버섯(자외선 조사 처리된 제품) 등에 비타민D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어 100g에는 약 400~600IU의 비타민D가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식품으로 섭취할 수 있는 양 중에서는 꽤 높은 편에 속합니다. 식사에서 이런 식품들을 꾸준히 포함시키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전문의 상담이 중요한 이유
비타민D 수치는 개인마다 차이가 크고, 같은 양의 햇빛에 노출되거나 같은 용량을 복용해도 체내 반응이 다릅니다. 특히 임산부, 수유 중인 여성,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분, 만성 소화 흡수 장애가 있는 분들은 일반적인 권고량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혈액 검사를 통해 현재 수치를 확인하고, 부족하다면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 적절한 용량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여름 휴가철, 바다나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이 시기에 자외선 차단에만 집중하다 보면 비타민D는 뒷전이 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비타민D를 챙기겠다고 강한 햇빛 아래 무방비 상태로 오래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오늘 검진 예약이 없다면, 이번 여름 정기 건강 검진 시 비타민D 혈중 농도 검사를 항목에 추가해 두는 것이 첫 번째 실천 단계로 좋습니다.






















